아주 오래 전, 한자는 조선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고, 17세기 초에는 중국의 도자기 기술이 역시 조선의 도공들을 통해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1610년 일본에서 첫번째로 자기를 제작한 곳은 사가현(佐賀縣) 아리타(有田町) 지역이었는데, 아리타의 자기는 이마리(伊萬里) 항구를 통해 출하하여 판매 되었다. 이런 연유로 이 곳의 자기를 이마리 도기(伊萬里燒) 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마리 도기는 다채로운 색을 사용하여 중국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원류는 바로 중국 경덕전의 채색 자기이다.
17, 18세기에 이르자 이마리 도기는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를 통한 국제 무역으로 그 세력을 널리 뽐내게 되었고, 중국 경덕전 자기의 위치를 차지하며 유럽에서 매우 인기 좋은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저 멀리 동방에서 온 이마리 도기가 유럽 왕족들과 귀족들 사이에서 서로 다투어 구매를 해야 할 정도로 진귀한 물건으로 여겨졌고, 궁전의 장식 및 연회 때의 중요한 식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이마리 도기는 외교 사절들의 방문시 빠질 수 없는 선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중국이 그 원류이며, 경덕전의 자기를 배움으로 태어난 이마리 도기, 귀중한 물건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던 대항해 시대에 올린 화려한 닻은 지금도 변함없이 이마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